Tuesday, December 23, 2008

[빌리 마틴의 골프 리모델링] 뇌를 이해하면 골프가 보인다







■ 연재를 시작하며

저는 지난 25년 동안 훌륭한 선수와 학생 그리고 선생님으로부터 골프를 배우고 이해했습니다. 이 경험과 지식을 이번 겨울 매경이코노미 독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골프는 즐거운 스포츠입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전할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도전에 앞서서 골퍼는 창의적 비전으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여러분이 열정을 갖고 도전한다면 골프는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가 될 겁니다.

한국에 온 지도 7년이 됐다. 그동안 한국 골프 산업의 많은 변화를 목격했다. 골프 채널이 2개 늘어났고 비디오 분석을 통한 레슨도 보편화됐다. 골퍼들은 피트니스를 통한 체력단련에 신경 쓰고 티칭 프로들 역시 다양한 테크닉을 골퍼들에게 전수하면서 실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정신적인(Mental) 부분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7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이 부분은 거의 관심 밖이었다. 요즘은 이 주제로 토론하는 모습까지도 본다. 멘탈 부분에 이렇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한국 골프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다.

골프광이기도 한 미국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은 이렇게 얘기했다. “농구에서 때론 기술이 정신(Mind)을 앞서기도 하지만 골프는 마음가짐 없이는 할 수 없다.” 골프의 핵심을 꿰뚫는 말이다.

골퍼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역량을 갖춰야 한다. 우선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선명한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이론이 뒷받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정신력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100타수대의 골퍼가 보는 눈과 이해력은 80대와 엄연히 다르고 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80대 중반 골퍼와 스크래치 골퍼(핸디캡이 없는 72타 플레이어)의 차이도 크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법칙이 핸디캡이 없는 투어선수들 사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일전에 잭 니클로스가 강연을 진행하면서 시합 마지막 홀에서 스리퍼팅하지 않는 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를 듣던 청중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서 “당신이 마지막 홀에서 스리퍼팅하는 것을 봤고 이를 녹화한 테이프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잭은 “당신의 테이프에 무엇이 녹화됐든 상관없다. 나는 결코 스리퍼팅을 하지 않았다”고 응수했다.

몇 분간 강연장은 두 사람의 논쟁으로 뜨거워졌고 청중은 다시 자리에 앉으면서도 잭이 너무 고집불통이라고 투덜거렸다. 그러자 그날 강연에 자리를 함께 했던 밥 로텔라(미국 골프 심리학자)는 그 청중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핸디캡이 얼마나 되죠?” 그러자 청중은 16이라고 답했고 밥은 “당신의 경험이 잭과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다시 물었다. 그 순간 청중은 질문의 의도를 이해했다. 잭은 나쁜 것은 잊어버리고 좋은 것만 기억한 것이다. 대부분의 훌륭한 선수들은 이처럼 문제점에 골몰하기보다 해결에 더 집중한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당신이 어떤 성향의 골퍼인지 우선 알아볼 차례다. 자신의 성향을 파악한다면 단점을 쉽게 파악해 고칠 수 있다.

사람은 뇌의 발달에 따라 다음 두 가지로 나뉜다. 우뇌가 발달하면 직관력과 감각이 발달한 사람이고 좌뇌가 발달하면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람이다. 이 이론은 고스란히 골프에도 적용된다. 골프에서 양쪽 뇌(분석과 감각)를 모두 잘 쓰면 손쉽게 타수도 줄이고 목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간단하게 좌우뇌 판별할 수 있는 사이트 brain.web-us.com/brain/braindominance.htm).

우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좌뇌 발달형부터 보면,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차례차례 순서에 맞춰서 정보를 처리하는 걸 좋아한다. 왼쪽 뇌가 발달한 사람에는 보통 의사, 변호사, 과학자, 회계사 또는 엔지니어 등이 속한다.

왼쪽 뇌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은 골프를 치기 위한 일련의 준비 과정(루틴)을 잘 따라한다는 점이다. 골프 치기 전부터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칠 때는 스윙을 파트별로 분석(백스윙, 다운스윙, 팔로스루)하고 연구한다. 이런 스타일의 골퍼는 다양한 상황에 놓인 공을 잘 분석해 친다.

단점은 골프를 감각적으로 느끼는 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분석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스윙 동작이 딱딱해지기 쉽다. 스윙에 느낌을 싣지 않으면 리듬을 찾기 어렵다. 동작 이미지 하나하나를 매뉴얼이나 머릿속으로 따라 움직이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와 상반된 스타일이 바로 오른쪽 뇌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이런 타입은 주로 예술가, 음악가, 작가 그리고 직관력과 느낌을 필요로 하는 직업군에서 많이 나타난다. 스윙을 할 때도 클럽에 공을 맞추는 느낌을 중요시한다. 직관력과 느낌을 중요시해 플레이한다. 공을 클럽에 잘 맞추고 뛰어난 리듬감과 타이밍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립을 강하게 잡았을 경우.


대개 이들은 마음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잘 떠올려 스윙한다. 스윙이 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거꾸로 오른쪽 뇌가 발달한 사람은 대개 섬세함과 꼼꼼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세트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칠 때도 많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대충 치다 보니 많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결국 우리는 스윙과 세트업할 때 상황을 꼼꼼히 분석해야 하며 동시에 창의적인 느낌을 갖는 연습을 해야 한다. 본인의 성향을 분석해 단점을 보완한다면 1타 줄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 빌리 마틴(William K. Martin)

55년 미국 플로리다 출생. 미국 PGA클래스 A멤버로 잭 니클로스, 짐 플릭에게서 사사했다. 미국 오리건·하와이, 일본, 한국의 ‘잭니클로스골프센터’ 헤드 프로를 거쳤다. 현재 ‘빌리인터내셔널골프아카데미(www.billysgolf.com)’ 헤드프로로 활동 중이다.


TIP겨울철 실전 스크린골프

■ 페이스 각도 보고 그립 쥐는 힘 조절

추운 겨울에는 아무래도 몸이 경직되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의 스윙이 나올 수 없다. 따라서 무조건 야외 골프장을 나가기보다 실내 골프장에서 본인의 단점을 찾아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스크린골프는 그런 면에서 장점이 많은 기기다. 아직 상당수는 스크린골프 하면 현실감이 떨어지는 분석적인 기계로 받아들인다. 특히 느낌을 중요시하는 우뇌 성향의 골퍼라면 스크린골프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느슨하게 그립을 잡았을 경우.


하지만 골프에서 양쪽 뇌를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항상 이 점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 우선 스크린골프는 각종 수치를 분석해주기 때문에 우뇌 성향의 골퍼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좌뇌 성향의 골퍼들이라면 이 기기를 분석적으로 잘 쓰겠지만 샷의 감각을 키우는 방법으로는 잘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크린골프로도 충분히 우뇌 기능을 활성화시켜줄 수 있다. 먼저 연습모드에서 몇 차례 스윙한 뒤 그 기록을 분석해보자.

위 연습기록표는 내가 6번 아이언으로 쳤을 때의 기록들이다. 8개 항목별로 잘 분석돼 있다. 이 중 눈여겨볼 것은 ①비거리(Distance), ②볼 스피드(Ball Speed), ③페이스 각도(Face Angle) 세 가지다. 이 기록을 눈여겨보면 페이스 각도에 따라 비거리와 볼 스피드가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1번 샷처럼 정확한 페이스 각도(0.0)로 공을 맞췄을 때 비거리와 볼스피드는 각각 113.1야드, 84.1mph(시간당 마일)인 것으로 나타난다. 페이스를 열고 쳤을 때(2.7)를 보자. 이때 비거리(146.6)와 볼스피드(97.8)는 처음보다 나아졌다. 마지막 세 번째 샷은 페이스를 닫고 쳤다(-2.1). 그랬더니 두 번째보다도 비거리(167.9)와 볼스피드(112)가 향상됐다. 내가 왜 페이스 각도를 열고 또 닫고 쳤는지는 눈치 챘는가. 여기에 바로 샷의 감각을 향상시킬 수 있는 비법이 숨어있다. 페이스가 열리고 닫히는 것은 그립을 잡는 악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립을 느슨하게 잡으면 채가 돌아가 페이스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그립을 세게 잡으면 힘이 들어가 스윙 템포가 빨라지고 페이스가 닫히게 된다. 그립을 세게 잡느냐 느슨하게 잡느냐에 따라 공을 치는 느낌이 또 달라질 것이다.

그림1은 그립을 다소 느슨하게 잡았을 때 모습이고 그림2는 강하게 움켜쥐었을 때 모습이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 친 것이 바로 표의 2번, 3번의 수치들이다. 따라서 클럽 페이스가 열려(+수치) 나온 골퍼라면 그립을 좀 강하게 쥐고 치고 클럽 페이스가 닫힌(-수치) 골퍼라면 그립에 힘을 빼서 치면 좀 더 나은 느낌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겠다.

장소협찬 : 스카이72 드림골프레인지 연습장 /골프존파크 대치직영점

[김충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86호(08.12.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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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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