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anuary 29, 2009

[Save Earth Save Us] 수도권 중소도시 먼지 오염 서울·부산보다 더 심각하다







[중앙일보 강찬수] 화성·이천·동두천 등 수도권 중소도시의 오염도가 서울·부산 등 대도시보다 높다.

환경부가 지난달 발간한 '2007년 대기환경연보'와 대기오염월보 2008년 1~9월치 등을 바탕으로 중앙일보가 분석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아파트 건설과 택지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곳이 많은 데다 서해안 고속도로까지 지나고 있어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편입니다.” (경기도 화성시 생활환경담당 장주엽씨)

“농지가 많아 흙먼지가 일고, 분지 지형이어서 공기 확산이 잘 안 되는 탓입니다.” (이천시청 권순원 환경보호과장)

화성·이천만 그런 게 아니다. 본지 분석 결과 대기오염 자동측정소가 설치된 전국 70개 도시 가운데 76%인 53개 도시의 미세먼지(PM10) 오염도가 연간 환경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의 78%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미세먼지에 일상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가 70㎍(마이크로그램, 1㎍은 100만분의 1g)이던 환경기준을 2007년 1월 50㎍으로 강화했으나 오염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아 대부분의 도시가 기준을 초과한 것이다.

지름 1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이하의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고, 태아와 노인 등 취약한 계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보다 경기도가 높아=경기도 화성시는 2007년 평균 미세먼지 오염도가 80㎍으로 70개 도시 중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1~9월에도 평균 69㎍으로 이천시(75㎍)에 이어 둘째로 높았다. 이천시는 2007년에도 79㎍이었다. 서울은 2007년 61㎍에서 지난해 55㎍으로 개선됐으나 기준치에 못 미쳤다. 오염도 20위까지의 도시에는 경기도 17개 시·군과 인천·충주·익산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은 “경기도가 전국 시·도 중 가장 오염이 심한 건 맞다”면서 “그동안 오염 개선 노력이 미미했던 건 사실이지만 중국에서 유입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 한진석 대기환경과장은 “황사의 영향도 받지만 수도권 지역엔 건설 현장이 많기 때문에 오염이 심하다”며 “공사장에서 날리는 먼지, 노천 소각 먼지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체 도시가 WHO 기준 초과=환경기준을 초과한 5개 도시 인구(2007년 기준)를 더하면 모두 3583만여 명이다. 전체 국민의 78%가 환경기준을 초과한 미세먼지 오염에 노출된 셈이다. 특히 오염도가 가장 낮은 경남 하동군(36㎍)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20㎍을 초과했다. 국민의 대부분이 WHO 기준보다 더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수도권 지역에 대규모 공장을 대상으로 대기오염 총량관리제를 도입했으나 미세먼지 항목은 뺐다. 굴뚝으로 빠져 나가는 것은 측정 가능하지만, 공정상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측정할 기술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환경부 이성한 대기정책과장은 “중소도시들은 대도시에 비해 환경기준에 대한 관심이 덜하고 도로 먼지를 줄이려는 노력도 미흡하다”며 “환경부는 올해 안에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의 대기 질 개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PM10 기준에 연연하기보다는 인체에 더 위험한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PM 2.5)만을 따지는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는 “황사 먼지에는 중국 공장의 오염물질이 묻어오기 때문에 PM10 기준도 중요하다”며 “국내 도시들은 해외 도시들보다 오염이 훨씬 심하다”고 말했다.

2000년을 전후해 영국 런던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20㎍, 미국 뉴욕 21㎍, 프랑스 파리 22㎍, 일본 도쿄 33㎍, 미국 LA 44㎍ 등이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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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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