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anuary 15, 2009

[열린마당] 녹색뉴딜은 선택 아닌 필수







녹색뉴딜은 녹색과 고용창출 정책을 결합해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녹색경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번 조치에 대해 일자리의 질, 재원조달 문제, 일회성 토목사업 등 논란이 있다. 녹색뉴딜 정책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녹색뉴딜 정책은 우리나라 발전단계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다. 오히려 때 늦은 감이 있다.

영국은 2005년에 저탄소 녹색경제를 국가발전전략으로 채택했으며 이를 국제 리더십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일자리 10만개를 목표로 학교 재건, 병원사업, 철도 건설 등 그린뉴딜사업을 발표했다. 미국은 기후변화협약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도 녹색기술개발에는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다. 일본은 쿨 어스(cool earth 50)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판 그린뉴딜 구상을 추진키로 했다.

국제사회는 오래 전부터 녹색발전전략을 권고해 왔다. 1992년에 리우회의에서 채택된 '의제21'은 대기, 토지, 생태, 농업, 생물종 다양성, 바다, 수자원의 보전 및 관리를 권고하였다. 리우 10주년을 기념하여 2002년 남아공에서 개최된 지속발전정상회의에서는 물, 에너지, 보건, 농업, 생물종 다양성 등 5대 분야가 인류복지 증진에 필수적 요소임을 확인했다. 가깝게는 지난 12월 기후총회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와 세계 경제위기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녹색미래투자와 이를 통한 고용창출, 녹색성장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촉구하였다.

녹색뉴딜정책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선진국들의 선제적 조치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단기적 경기침체를 반영해 녹색정책과 뉴딜사업을 융합한 정책이라고 본다.

이번 녹색뉴딜정책 중 눈에 띄는 것은 물과 숲 사업이다. 우리 선조들은 치산치수를 덕목으로 삼았으나 그간 우리는 이를 잊었다. 4대 강 살리기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단기적 고용창출사업으로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 리우회의와 남아공회의에서 강조된 물의 확보와 관리는 21세기 생존과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빗물에 대한 저류시설 설치는 저렴한 비용으로 물을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다. 철도와 대중교통 중심의 녹색교통망 사업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모두 강조하는 효과적인 저탄소 정책이다.

우거진 숲과 건강한 숲은 다르다. 가지치기를 잘 해서 햇빛이 지면에 스며드는 숲이 되어야 한다. 관리가 잘된 건강한 녹색숲은 쉼과 희망을 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순기능을 한다. 그린홈과 그린오피스는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필요성이 줄기차게 논의되어 왔던 사업들이다.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그간 말로만 주장해 왔던 사업들이 정책으로 이어졌다는 게 반갑다.

녹색뉴딜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녹색기술 개발과 녹색산업 육성을 통한 녹색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경제위기가 극복된 후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간판사업이기 때문이다.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전략을 강화하여 녹색뉴딜 정책이 실질적이며 균형 있는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하는 후속조치를 기대한다. 재탕 논란은 중요하지 않다. 목표지향적으로 일관된 체계 아래 녹색성장을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오진규 에너지경제硏 선임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바일로 읽는 매일경제 '65+NATE/MagicN/Ez-I 버튼'






[출처 : 매일경제]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