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anuary 29, 2009

로봇이 자의식을 가지면 사랑에 눈먼다, 월-E





[쇼핑저널 버즈]
제작 디즈니-픽사
감독 앤드류 스탠튼
출연 벤 버트(월-E 목소리), 엘리사 나이트(이브 목소리)
로봇에게 자아를 줄 수 있을까? 혹은 로봇의 ‘자기 자신’이란 무엇일까?

이 문제는 다가올 로봇 공존사회를 디자인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다. 우리는 흔히 로봇사회에 대해 논의할 때 로봇의 마음을 인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와 같은 추상적인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최근 이 문제에 관해 주목받는 키워드가 바로 ‘메타인식’이다. 이에 대해 언어철학자 존 R. 설은 ‘지향성’(intentionality)이란 개념으로 설명한다.

설명에 의하면 지향성은 의도(intention)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신념, 원망, 희망, 공포, 사랑, 증오, 환희, 혐오, 수치, 긍지, 조바심, 기쁨 등으로 대표되는 심적 상태, 즉 마음 이외의 세계를 지시하거나 그것에 관한 것이기도 한(의식적 또는 무의식적) 모든 심적 상태’를 가리킨다.

로봇이 자의식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할 때 자기 자신을 의식하는 메타인식이 중요해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설에 의하면 지향성은 인간이 외부와 관계될 때 발휘되는 것으로서 인간사회는 확실히 이 지향성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지향성은 생물 특유의 것으로 디지털 컴퓨터에는 그 같은 심적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로봇을 기계로 취급할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친구로 대할 것인지는 지향성의 유무에 달려 있다. 로봇을 기계로서 취급한다면 지금 이대로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로봇을 우리들 인간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면 로봇에게도 지향성을 실장(implement)시킬 필요가 있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디즈니-픽사가 만들어 지난해 국내 개봉한 애니메이션 <월-E>는 ‘자의식을 가진 로봇’이라는 설정을 통해 현재 존재하는 휴머노이드를 뛰어넘는 미래의 로봇상을 그리고 있다. 물론 로봇 공학적으로 볼 때 월-E는 많은 모순을 안고 있는 로봇이다. 울퉁불퉁한 쓰레기장에서 일하는 폐기물 수거처리용 로봇이면서도 기동성이 떨어지는 휠 벨트에 의해 움직이고 팔 관절이 없어 팔놀림도 부자연스럽다. 뿐만 아니라 손가락도 세 개뿐이라 물건 집기도 불편하여 본연의 임무를 어떻게 해낼까 걱정스럽다. 그렇지만 월-E는 로맨틱 SF라는 새로운 장르의 주인공으로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로 남을 것 같다.

수백 년이란 시간 동안 텅 빈 지구에 홀로 남겨져 외롭게 일만 하는 월-E (WALL-E: Waste Allocation Load Lifter Earth-Class, 지구 폐기물 수거처리용 로봇). 쓰레기더미를 뒤져 잡동사니를 수집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던 그가 매력적인 탐사로봇 이브와 마주친 순간 그의 삶에는 소중한 목표가 생긴다. 
 

이브는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열쇠가 우연히 월-E의 손에 들어간 사실을 알게 되고 고향별 지구로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인간들에게 이를 보고하기 위해 서둘러 우주로 돌아간다. 월-E는 이브를 찾아 은하를 가로지르며 상상력의 짜릿함이 넘쳐나는 어드벤처를 선사한다.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에서 펼쳐지는 월-E의 환상적인 모험에는 애완용 바퀴벌레, 용맹스럽지만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한 사회 부적응 로봇 군단 등 일련의 유쾌한 캐릭터들이 동참하여 관객을 감동과 재미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영화를 통해 보여준 로봇은 현재의 로봇기술 수준을 한참 앞서가는 것이지만 현재와 같은 기술발전 속도라면 월-E에 가까운 로봇이 출현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 대부분의 영화와 소설 속에서 설정되었던 기술 수준이 훗날 반드시 현실화된 사례를 우리는 많이 알고 있다. 월-E는 인간이 로봇에게 기대하는 것을 영화를 통해 보여준 셈이다. 그런데 월-E의 자의식은 누가 어떻게 심어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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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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