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의 대학 연구팀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10㎞ 간격'의 세밀한 기상도를 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가 향후 기상청 업무에 활용되면 태풍이나 게릴라성 폭우 등 이상기후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오재호 교수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공동으로 기상청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전 지구를 모델로 이 같은 10㎞ 격자의 해상도를 가진 정밀 기상도와 예측정보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기상청은 55㎞ 단위 해상도의 전 지구 수치모델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비해 25배 이상 상세한 예측정보를 생산한 셈이다.
연구팀은 지난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을 모델로 이번 모의실험을 진행했으며, 240㎞부터 10㎞까지 다양한 간격으로 예측 기상도를 도출해 비교한 결과, 10㎞ 간격의 기상도가 더욱 세밀한 소나기 구름 등 강수 예측 정보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일반 철도와 고속철도의 차이로 비유될 만큼 전 지구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복잡다단한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전 지구를 모델로 한 10㎞ 기상도를 현재 현업에 활용 중인 국가는 한 곳도 없고, 한반도와 같이 산지가 많고 복잡한 지형은 더욱 빠르고 조밀한 기상 예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지구 10㎞ 격자 기상도'는 지난 2002년 일본이 '어스 시뮬레이터(Earth Simulator)'라는 슈퍼컴퓨터로 구현에 성공한 바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이를 구현한 국가는 독일 등 4~5개국 수준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오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설치된 슈퍼컴퓨터를 원격으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현재 국외에서 들여와 생산 중인 기상 수치예보모델을 독자 개발하는 데 활용하는 등 기상청의 업무에 활용될 수 있도록 이번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 지구 모델의 10㎞ 기상도가 현업에 제공되면 현재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세익 기자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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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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