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31, 2009

'라이언일병 구하기' 동물 버전?







[파이미디어] 전쟁이 터졌다고 하자. 아수라장 혼란 속에서 과연 누가 동물을 챙길 것인가. 더욱이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이 아닌 동물원 '가축'인 바에야. 그러나 그들 역시 엄연한 생명이다. 여기 죽어가는 동물을 살리기 위해 전쟁 속에 뛰어든 남자가 있다.

# 2003년 봄. 남아프리카. 환경보호운동가 로렌스 앤서니는 텔레비전에서 이라크 관련 뉴스를 보다가 불현듯, 누구도 하지 않았던 생각을 떠올렸다. 참혹한 전쟁 틈바구니에서 도심 속 동물원은 어찌 되었을까.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동물원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던 사자 '마르잔'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뜨인돌. 2009)는 '황당무계'한 이 남자 로렌스 앤서니 이야기다. 작가는 죽어가는 동물을 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목숨 건 이라크 행에 나섰다. 책은 그 과정을 그린 논픽션이다.

동물을 구하러 간다구요? 총든 군인들의 말이다. 전쟁이 한창인 이라크에 들어가는 일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 그러나 작가는 총알과 포탄을 뚫고 마침내 바그다드 동물원에 다다랐다.

"내게 맨 처음 가까이 온 것은 눈먼 갈색 곰 새디아였다. 녀석은 두려움에 떨며 태아 같은 모습으로 웅크렸던 자세를 떨쳐버리고 철창 가까이 다가왔다. 눈은 우유처럼 희뿌옇지만 나는 새디아가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릴 수 있다고 느꼈다."

동물을 살리는 일은 낭만이나 환상이 아니다. '응급처치'를 마치고 난 뒤에 해야 할 일은 전시 상황에선 엄청난 양이 되는 먹이였다. 저자는 먹이인 '당나귀'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모든 것이 파괴된 동물원에서 1분1초가 절박했던 우리는 휴일도 없이 일주일 내내 12시간씩 일했다. 휴식은 그림의 떡이었다. 우리의 목적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저자의 행동에 대해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저자의 말은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구상에 함께 사는 다른 생명체에게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 동물원 구조 실화는 현재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흡사 '라이언일병 구하기'의 동물 버전이다. 관객들이 주인공의 무모하지만 아름다운 용기에 갈채를 보내는 장면이 상상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목숨은 소중하다. 말 그대로 그가 구한 것은 동물원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다.

로렌스 앤서니는 바그다드에서의 노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지구의 날 메달(The Earth Day Medal)'을 수상했다.

[북데일리(www.bookdaily.co.kr) 제공]

[한지태기자 pi@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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