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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의 또다른 판타지 세상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는 이렇게 말했다. "어린 시절 읽은 쥘 베른의 소설을 통해 작가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클레지오에게 작가적 영감을 전해준 쥘 베른(Jules Verne, 1828~1905년)은 '판타지 소설의 거장' '공상과학(SF) 소설의 선구자'로 불리는 프랑스 작가다. 생전에 자그마치 100여 편의 과학과 모험 소설을 남긴 그의 대표작으로는 '80일간의 세계일주' '15소년 표류기' '해저 2만리' 등이 꼽힌다. 그의 넘치는 상상력에 심취되어 베르니안이라 불리는 독자들까지 생겨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경이적이다.
오는 18일 개봉되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감독 에릭 브레빅)는 바로 쥘 베른이 1886년 발표한 소설 '지구 속 여행(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을 원작으로 한 어드벤처물이다. 아프리카 정글이나 무한한 우주가 아니라 이번엔 원작에 담긴 내용을 좇아 지구의 중심을 탐험한다. 과연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넘치는 상상력과 스펙터클한 스크린에 담아낸다.
■ 황홀한 지구 속 세상
지질학자 트레버(브랜든 프레이저)는 수년 전 실종된 형의 오래된 상자에서 우연히 '지구 속 여행'이란 고서를 발견한다. 그 안에 남져진 암호가 지구 속 세상의 비밀을 밝힐 중요한 단서라고 여긴 그는 조카 션(조쉬 허처슨)과 함께 암호를 해독해가며 불과 얼음으로 뒤덮인 아이슬란드로 향한다.
그곳 산장에서 미모의 산악가이드 한나(애니타 브리엠)의 도움을 받아 사화산 분화구에 오르지만 갑작스런 기후변화로 동굴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바로 그곳이 지구 중심세계로 통하는 '빅 홀'일 줄이야.
이들이 당도한 지구 중심 세상은 황홀 그 자체다. 그것도 잠시, 부글부글 끓는 마그마로 인해 점차 온도가 높아지고 있어 이들은 48시간 내 탈출해야 한다.
하지만 뜨거운 바람이 몰아치고 식인 식물이 도사리는가 하면 육식성 민물고기인 굶주린 피라냐가 우글거리고 공룡의 습격을 벗어나야 한다.
과연 이들은 탈출할 수 있을까.
■ 풍성한 볼거리와 환상적 모험담
이 작품은 어드벤처 영화의 공식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지만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만큼 영화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풍성한 볼거리와 환상적인 모험담을 쏟아낸다. 탐험에 나선 주인공들이 빅홀에 빠져 도착한 지구 중심의 색다른 세계와 그 곳에서 경험하는 모험은 손에 땀이 날 정도의 적당한 서스펜스를 품고 있다. 그러면서도 폭력적이거나 잔인하지도 않다.
특히 지상으로의 탈출과정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도가 높은 상황을 대면해야 하는 주인공들이 마치 어드벤처 게임이나 롤러코스터 타듯 가슴이 콩콩 뛰는 모험을 러닝타임 내내 펼쳐낸다.
'인디아나 존스' '미이라' '발물관이 살아있다'와 같은 어드벤쳐 영화이면서 아이들에게 모험에 대한 동경, 미지 세계에 대한 탐구 정신을 일깨워주는 가족용 영화로 제격이다.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ilbo.com
베르니안 이란?=쥘 베른의 넘치는 상상력에 심취돼 지구 속 세상을 마치 실존의 세상으로 믿는 사람들을 말한다. 베르니안들은 쥘 베른의 소설을 바탕으로 지구 중심 세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실제로 지질의 변화를 연구하며 그곳을 찾아 탐험을 떠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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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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