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1, 2008

[전략적 위기 경영 노하우]불확실한 리스크는 시나리오로 대비해야 - 노하우 - 시나리오 경영







“시나리오 경영이 뭐야?” “시나리오 플래닝? 그거 다 하고 있는 것 아냐?”

시나리오 경영은 말 그대로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상반된 예측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A, B, C별로 작성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것을 말한다. 환율, 유가 등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변수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 변화, 인구 변화, 기술 혁신, 규제 등 많은 변수들이 시나리오에 포함된다. 최근에는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된다.

이런 미래 예측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쯤 대부분의 기업들이 내년 사업 계획을 짜면서 환율과 유가 등이 어떻게 움직일지, 이에 따라 매출과 수익은 어떻게 변할지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나리오 경영은 기존에 기업들이 해오던 전통적 예측과는 차이가 있다.

과거의 전략 방법론과 시나리오 플래닝의 과정은 유사하다. 1단계로 외부 환경을 분석해 기회 요인과 위협 요인을 수집하고, 2단계로 내부 역량을 분석해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3단계로 전략을 수립한다. 과거의 전략 방법론은 외부 환경을 과거와의 연속선상에서 분석하지만 연속성이 사라지면 예측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기업 중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군용 항공기 사업 확대가 있다. EADS는 에어버스, 유로콥터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유럽의 우주 개발에 선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럽 항공 업체로 군용 항공기 산업 전망을 트렌드와는 다르게 분석했다. 기존 전망에서는 군용기 수요가 몇 년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향후 군용기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테러 증가, 여행 규제 강화로 민간 항공기 시장이 침체되고 정치적 갈등지역이 늘어나면서 군용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 전략론으론 불확실한 미래 예측 힘들어

과거 전략 방법론은 과거와 현재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으로 상황의 변화가 경향성을 가지고(trendy) 움직일 때만 의미가 있다. 그러나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현재를 분석해 대처하기 힘들 때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활용해야 한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처음 군사적 전략 도구로 발달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산업에서 미래 경영 전략을 구축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미 공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나리오 플래닝을 도입해 적국의 다양한 전략을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데 사용했다. 전쟁 뒤인 1950~60년대 미국 군사전략연구소인 RAND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바탕으로 국방산업 및 첨단기술 연구·개발을 선도하기도 했다. 이것이 1970년대 기업 경영 전략으로 점차 도입되기 시작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첫 도입 사례는 현재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 이하 쉘)로 꼽힌다. 1973년 석유 파동 이전 쉘은 세계 7대 석유회사 중 수익률 및 규모면에서 모두 최하위였다. 쉘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형성 징후를 발견하고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석유 파동 이후 세계 7대 석유회사 중 수익률 1위, 규모 2위로 올라섰다. 유가 파동의 징후를 파악하고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위기 상황의 파급효과를 미리 예측했기 때문이다. 또한 쉘은 1980년대 소련을 분석해 소련의 붕괴를 예측하면서 러시아 유전에 남보다 빨리 투자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세계 1위 석유 기업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이때부터 시나리오 경영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시나리오 경영의 필요성이 더 대두된다. 미국의 금융회사 국유화 같은 일들은 경제·경영 교과서에 전혀 나오지 않는 얘기다 보니 향후 위기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대응이 더 필요하게 된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네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첫째 ‘동인 파악’으로 미래 환경에 대한 브레인 스톰(Brain Storm: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함)을 통해 동인들을 수집한다. 최근 글로번 환경 변수로는 글로벌화, 천연자원 및 환경, 인구구조 및 수요, 기술 혁신, 규제 등이 꼽힌다.

이들 동인의 하부 개념에 해당하는 지표 중에서 주요 척도가 되는 것들을 집어내는 것이 두 번째 과정이다. ‘인구구조 및 수요 변화’라는 동인 내에서도 인구 성장, 고령화 비율, 인당 소득 분포, 전염병, 성비 불균형, 인구 밀집도, 도시화, 소비시장 규모, 소비 형태 등 많은 지표들이 있다. 이들 지표들 중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선별해 내야 한다.

이를테면 인구구조 내에서 인구 성장, 고령화 비율, 소비시장 규모, 소비 형태의 4개 요소만이 필요하다면 이들이 시나리오 작성의 바탕이 된다. 이것이 세 번째로 서브 시나리오(Sub Scenario)를 작성하는 과정이다. 서브 시나리오는 각 동인별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으로 ‘글로벌화’를 예로 들면, 글로벌화라는 동인 내에 테러리스트, 신규 전염병, 보호무역주의, 다원주의 붕괴 등의 지표를 감안해 △국경 강화 △점진적 개방 △글로벌화 확대 등의 시나리오를 도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서브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전체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각각의 서브 시나리오를 조합하면 수많은 ‘경우의 수’가 나오지만 서브 시나리오들도 유기적으로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을 조합해 최종적으로 소수의 시나리오를 도출할 수 있게 된다.

리스크 범위·책임 수준별 세부 위험 관리

이런 시나리오 플래닝은 산업별, 국가별로 가능하고 리스크 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는 시나리오가 나온 상태에서 회사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후반 작업에 해당한다. 첫 번째 과정은 이익 동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익 동인은 회사의 매출과 이익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건설사라면 공사 규모와 현금 회수율이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회사 안팎의 핵심 인프라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이익을 내기 위해 활용하는 자원으로 사용 가능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말한다. 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회사, 최종 소비자, 규제, 노동조합, 전문 인력, 장비 등이 이에 포함된다. 세 번째, 취약점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마지막으로 대응책을 개발하게 된다.

특히 위험 요소별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대응 체계를 미리 구축해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책임 수준을 실무자 수준, 사업 단위, 기업 전체, 이사회 수준으로 단계별로 설정해 각각의 리스크 범위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완화 수단을 마련할 수 있다. 미리 리스크 범위와 책임 수준을 정해 놓으면 상부 보고와 의사결정 과정을 줄여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






[출처 :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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