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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에게 띄우는 편지- ‘링컨전도사’ 남신우 씨 |
【뉴욕=뉴시스】
<편집자주 : 재미한인사회의 링컨전문가로 통하는 남신우(66) 선생이 12일(현지시간) 링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링컨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필자는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을 통해 우리 한민족의 미래를 위한 해법을 찾을 것을 역설하고 있다.>
링컨 대통령,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지금부터 꼭 200년 전인, 1809년 2월 12일, 미 중서부 켄터키주의 하딘 카운티(郡)란 벽지에 있는 8평짜리 통나무집에서 당신은 태어났습니다. 부모가 모두 문맹이었고, 학교라곤 1년도 채 다니지 못했던 당신은 혼자서 글을 깨우치고 산술(算術)을 익혔습니다. 낮에도 곰이 돌아다니고, 하늘을 찌를 듯한 거목들이 촘촘한 숲속에서 당신은 혼자서 도끼로 하루종일 나무를 찍었지요.
당신이 9살일 때, 어머니 낸시가 우유중독으로 사망했습니다. 당신이 19살일 때, 하나밖에 없던 누나 사라가 아기를 낳다가 죽었습니다. 당신은 22살이 되자, 영원히 아버지의 집을 떠나 일리노이주 뉴세일럼이란 개척마을로 가서 혼자서 공부하며 별의별 궂은 일을 다 했고 결국 독학으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당신은 메리 토드와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네 아들 중 둘을 잃었습니다. 둘째아들 에디는, 스프링필드 변호사 시절, 4살 때 죽었고, 셋째아들 윌리는 남북전쟁이 한창일 때, 1862년 백악관에서 죽었습니다.
당신은 이렇게 평생 죽음과 함께 살았습니다. 어려서부터 대통령 시절까지 사랑하던 사람들이 하나하나 떠나갔습니다. 당신이 새로운 미국을 만들기 위하여 참여한 남북전쟁에서는 60만명의 장정들이 죽었습니다.
남북전쟁이 끝나자마자 당신 자신도 남의 손을 빌려 죽었습니다. 위대한 사업을 하기 위하여 60만 장정들을 죽인 것에 대한 속죄를 하기 위하여…
당신이 미 연방을 살리기 위하여 이 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을까요, 아니면 당시 미국인구 3000만명에 400만명이나 되던 흑인노예들을 해방시키기 위하여 남북전쟁을 했을까요. 이 두 개의 위대한 사업 중 무엇을 위하여 전쟁을 했는지 따질 필요도 없이, 당신은 미 연방도 살리고 흑인노예들도 해방시켰습니다.
당신은 노예없는 새로운 미 합중국을 만들어서 미국을 인류의 피난처, 안식처, 희망의 나라로 바꿔 놓았습니다. 링컨 전의 미국은 백인들만의 미국이었고, 링컨 후의 미국은 전세계 모든 인종들의 미국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태어난지 200주년을 기념하는 올 해에는 아프리카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주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선출되었습니다.
당신은 미국의 16대 대통령, 남북전쟁에서 이긴 대통령, 흑인노예들을 해방시킨 대통령으로만 남아있으면 안 됩니다. 당신은 지금도 우리들 속에서 시퍼렇게 살아있는 지도자입니다. 당신이 지금 있다면 미국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당신이 한국에 태어난다면 지금 남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당신에게 물어보면 정답이 나옵니다. 답도 아주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답들이 나옵니다.
그래서 링컨이 중요하고, 링컨의 2백주년이 중요합니다. 당신을 링컨기념관에 처박아 놓고, 저 사람 참 훌륭했던 사람이다!, 오래 전의 과거 일로만 생각하면 그런 링컨은 우리에게 필요 없습니다. 당신의 책 속에서, 기록 속에서, 일, 이차 대통령 취임연설문, 게티스버그 연설문, 쿠퍼 유니언 연설문, 링컨-더글러스 토론연설문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우리의 할 일과 이념과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당신의 이념은 민주주의와 인권과 평화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짧고, 제일 훌륭하다는 게티스버그 연설문에 당신의 이념이 몽땅 들어있지 않은가요.
* The Gettysburg Address (게티스버그 연설문)
Four score and seven years ago our fathers brought forth on this continent, a new nation, conceived in Liberty, and dedicated to the proposition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Now we are engaged in a great civil war, testing whether that nation, or any nation so conceived and so dedicated, can long endure. We are met on a great battle-field of that war. We have come to dedicate a portion of that field, as a final resting place for those who here gave their lives that that nation might live. It is altogether fitting and proper that we should do this.
But, in a larger sense, we can not dedicate -- we can not consecrate -- we can not hallow -- this ground. The brave men, living and dead, who struggled here, have consecrated it, far above our poor power to add or detract. The world will little note, nor long remember what we say here, but it can never forget what they did here. It is for us the living, rather, to be dedicated here to the unfinished work which they who fought here have thus far so nobly advanced. It is rather for us to be here dedicated to the great task remaining before us -- that from these honored dead we take increased devotion to that cause for which they gave the last full measure of devotion -- that we here highly resolve that these dead shall not have died in vain -- that this nation, under God, shall have a new birth of freedom -- and that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87년 전(前), 우리 건국부(建國父)들께서는 자유(自由)에서 착상(着想)되었고, 모든 사람들은 평등(平等)하게 태어났다는 전제(前提)에 입각(立脚)한 새로운 나라를 이 대륙에 건립(建立)하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런 착상과 전제에 입각하여 건립된 이 나라나 어떤 나라라도, 과연 오랜 세월 지속(持續)될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거대한 내전(內戰)을 치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전쟁의 대격전지(大激戰地)였던 이곳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이 대격전지의 한 부분을, 그러한 나라가 살아남도록 이곳에서 자신들의 목숨을 바친 그분들의 마지막 휴식처로 봉헌(奉獻)하고자 이곳에 모였습니다. 우리가 이 일을 해야하는 것은 전적(全的)으로 타당하고 적절합니다.
그러나 보다 더 큰 의미로 보면, 우리는 이 땅을 봉헌할 수도 없고, 신성화(神聖化)할 수도 없으며, 정화(淨化)할 수도 없습니다. 이 땅은, 이곳에서 싸우다가 전사(戰死)하거나 살아남으신 용감한 분들이, 우리 용렬(庸劣)한 사람들이 무엇을 더하거나 뺄 수 있는 능력과는 상관없이 이미 신성(神聖)하게 만들어놓으신 성역(聖域)입니다. 세상은 우리가 여기에서 하는 말을 별로 주목하지도 않을 것이고, 오래 기억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저분들이 이곳에서 한 일들은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까지 저분들이 이곳에서 싸워 그토록 숭고(崇高)하게 진전(進展)시켜놓은 이 미완(未完)의 성업(聖業)에, 오히려 우리 살아있는 사람들이 우리 자신을 봉헌(奉獻)해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가, 우리 앞에 남겨진 이 위대한 과업에 온 몸을 바쳐야 하겠습니다. - 이곳에서 자신들의 모든 것, 영예롭게 목숨을 바치신 이분들로부터, 우리는 이분들이 헌신하신 그 대의(大義)에 보다 더 큰 정진(精進)을 맹서(盟誓)해야 하겠습니다. 말하자면, 우리 모두가, 여기서 돌아가신 이분들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하나님이 보우(保佑)하시는 이 나라가 새로운 자유 속에서 다시 태어나고, 또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들을 위한 정부가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존속되도록 정진할 것을 맹세해야 하겠습니다.
링컨 대통령,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2009년 2월 12일
남신우 씀
<관련 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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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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