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9, 2009

'석유중독'서 벗어나 '녹색성장' 새엔진 달아라











[다시 뛰자 코리아] 돈이 돌아야 내수가 산다

환경-경제성장 대치관계서 상생·공존으로 관계 재정립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 세계 10위.. 특단의 대책 절실

美·日 등 에너지 절약·효율화 선진국 사례 벤치마킹을


'100년만의 위기'.

앨런 그린스펀 전 FRB의장의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평가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0년간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이 1980년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실업자는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 닫는 자영업자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아졌고, 기업의 부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배 이상 치솟는 등 내수도 휘청이고 있다.

세계 각국은 너나할 것 없이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지금의 글로벌 경기 침체를 벗어날 해법을 '녹색성장'에서 찾고 있다. 그동안 대척점 관계에 있던 환경과 경제성장이 이젠 상생과 공존아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기존 산업의 성장 정체, 에너지 자원 고갈과 지구 온난화, 대규모 실직 등을 해결할 동력이 녹색에 있다는 것.

녹색산업, 기술을 신성장 엔진화하는 그린 레이스(Green Race)는 이미 시작됐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에 부정적이었던 미국에서도 오바마 대통령 당선으로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멀어 보이기만 했던 2013년이후의 포스트 교토 협상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50년까지 1990년대비 8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탄소배출상한거래 방식의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한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GDP 세계 10위, 무역규모 11위의 우리나라에 가해지는 국제사회의 압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의 녹색 현주소

"한국 등 일부 신흥공업국들은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조차 세우지 않고 기후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과학저술가 프레드 피어스가 최근 영국 가디언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프레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기후변화 문제에 열성적으로 대처해 명성을 얻고 있는 게 당황스러울 정도"라며 "그 열정의 일부라도 조국을 위해 쓸 때"라고 충고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각종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그저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 국가일 뿐이다.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다소비 산업은 우리나라 에너지 총소비의 38%, 제조업 에너지 소비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2005년 기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5억9100 CO₂톤으로 배출 기준 세계 10위에 올라 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는 1990년대비 2004년까지 69.5%나 늘어나며 OECD 30개국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중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저탄소화와 녹색산업화를 통해 녹색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국가 경쟁력을 평가한 '녹색경쟁력'에서도 한국은 15개국 중 11위에 머물고 있다.

유럽 CAN은 지난 2007년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수준을 56개국 가운데 48위로 평가했다.

◆선진국들은 어떻게 하나

가까운 일본의 경우 에너지 총량을 줄이기보다는 효율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녹색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환경ㆍ에너지 기술 등 탑 러너(Top-Runner)제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발판으로 성장동력을 달구고 있다.

에너지 절약 관련사업, 펀드 출자보증지원, 전문가 파견 등 아시아 '환경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춰져 있다. 실제 아시아의 환경비즈니스 시장은 현재 64조엔에서 2030년에는 300조엔으로 5배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일본은 또 쿨 어스(Cool Earth)를 위한 에너지 혁신기술 21가지를 선정, 중점 추진중이다.

유럽연합(EU)은 정책적 지원을 통해 조기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달 e헬스, 산업용섬유, 바이오제품, 자원재활용 등 6개 부문을 선도시장으로 선정하고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EU는 6개 선도시장의 연간 매출액 규모는 1200억유로(211조원)로 190만명이상의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추산했으며, 2020년까지 시장규모가 2배 이상, 신규고용이 100만명이상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녹색성장 정책은 '석유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 효율과 수요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과 사용 확대, 에너지 효율 제고 및 기술개발과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추진중이다.

오바마의 에너지 분야 주요 공약은 ▲자동차 연비기준을 연평균 4%씩 강화 ▲2015년까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100만대 보급 ▲국가 저탄소연료기준 설정 등으로 그린에너지산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 500만개를 창출하고, 향후 10년간 15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김정인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이제 모든 선진사회는 녹색국가가 되기 위해 정부, 기업, 시민 모두가 과거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며 "현재 우리가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며, 미래의 역동적인 힘은 녹색으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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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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