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가 새 단장 후 젊은 분위기… 메뉴 다양해져 가족·여성 고객 늘어
어린이날인 지난 5월 5일 조선호텔 지하1층(저층 로비) 식당들은 어린이 손님이 ‘점령’했다. 이날 하루 조선호텔 측은 지하1층 식당인 뷔페식당 ‘아리아’, 델리 레스토랑 ‘베키아 에 누보’, 중식당 ‘홍연’ 등 3개 식당을 뷔페 형식으로 통합 운영했다. 한 식당 값만 내면 3개 식당에서 제공하는 뷔페 음식을 맘껏 먹도록 한 행사로, 이날 점심 1~2부, 저녁 1부 좌석이 100%를 넘어섰을 정도로 고객 반응이 뜨거웠다.
조선호텔 측은 “3개 식당 좌석을 다 합치면 총 376석인데, 하루 3회전(점심 2회, 저녁 1회) 기준으로 총 1050석을 훨씬 초과한 1450명의 고객이 식사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조선호텔 박용근 홍보과장은 “같은 호텔이지만 식당마다 콘셉트가 달라 고객이 여러 식당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 운영’한 사례가 없어 호텔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았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은 90% 이상이 가족 고객이었기 때문으로, 특히 아이들은 평소와 달리 식당을 이곳저곳 돌아다닐 수 있어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아리아, 베키아 에 누보, 홍연 등 조선호텔 지하1층 식당들이 젊어졌다. 눈에 띄는 변화는 수십억원을 들여 새단장한 내부 인테리어. 또 지하층이면서도 자연채광을 받아 지하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특히 뷔페식당 아리아와 ‘오픈 레스토랑’ 베키아 에 누보는 화이트톤으로 인테리어를 해 실내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메뉴가 다양해진 것도 큰 변화. 뷔페식당 아리아의 경우 대부분의 요리를 즉석에서 조리하는 ‘라이브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베트남·태국 등 아시안 요리가 고정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아리아는 시(Sea-해산물요리), 홈(Home-한국요리), 파이어(Fire-그릴요리), 스파이시(Spicy-오리엔탈 스파이스 퀴진), 그린(Green-전채요리), 얼스(Earth-땅에서 나는 곡류, 빵) 등 주제가 다른 라이브 키친의 개성을 그대로 살려 하나의 레스토랑에서 9개의 레스토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중식당 홍연 역시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에 맞추어 영양소 파괴가 적은 광둥식 요리를 강화했다. 광둥식 요리는 해산물을 많이 사용하며 식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소스, 양념 등 간을 약하게 하고 기름을 적게 해서 센 불에 빠르게 볶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 고객을 위해 국내 최초로 티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어 티 소믈리에가 고객 테이블 앞에서 직접 티를 끓여주고 홈메이드로 만든 딤섬과 중국식 다과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호텔 측이 저층 로비 식당들을 리뉴얼한 뒤 가장 고무적으로 보는 변화는 고객 연령층이 대폭 낮아졌다는 점이다. 조선호텔 식음조리총괄담당 김제세 상무는 “비즈니스호텔이라는 특성상 그동안 주로 40~50대 남성이 주 고객이었는데 저층 로비 식당을 리뉴얼한 뒤에는 여성 특히 가족 단위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저층 로비 레스토랑을 리노베이션한 후 매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베키아 에 누보를 필두로 2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고객 연령층이 넓게 확대됐으며 남성 고객이 많았던 중식당 홍연도 여성 고객이 30%까지 늘었다. 전반적으로 저층 레스토랑 매출이 약 40% 증가했고 좌석당 매출은 홍연의 경우 30%, 아리아는 11% 신장했다. 특히 작년 7월부터 단행한 와인 가격 인하 덕분에 레스토랑 내 와인 판매는 30%, ‘테이크아웃’ 와인 매출은 거의 두 배가 늘었다.
특히 베이커리를 겸한 레스토랑인 베키아 에 누보는 문이 없는 ‘오픈 레스토랑’으로 가장 논란이 많았던 곳이기도 하다. “식당 입구가 따로 없어 손님을 좌석으로 자연스럽게 안내하기가 쉽지 않다” “지하 계단으로 내려오는 외부 고객들이 식당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 좌석에 앉은 고객들의 시선 처리가 곤란할 수도 있다”는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베키아 에 누보는 조선호텔 식당 이용고객의 연령층을 낮추는 데 선봉이 되고 있다. “비즈니스 손님을 접대하기도 무난하지만 가까운 지인이나 친지, 가족끼리 큰 부담 없는 가격으로 파스타, 피자, 와인을 즐기기 좋은 곳이 베키아 에 누보 레스토랑”이라는 게 조선호텔 측의 설명이다.
아리아, 홍연, 베키아 에 누보가 새로 문을 연 지 5월로 1주년이다. 조선호텔은 이를 기념해 호텔 내 모든 식당에서 ‘1주년 기념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푸조 스포츠카, 숙박권, 식사권 등 푸짐한 경품을 내걸었다. 행사는 5월 11일부터 31일까지. 6월 1일 추첨하며 당첨자는 조선호텔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개별로도 연락할 예정이다.
| 인터뷰 | 김제세 상무
“신규 고객 유치 위해 와인 파격 인하… 개별식당 브랜드 키워 호텔 밖 진출도 검토”
작년 7월부터 와인 가격을 얼마나 내렸고 또 고객 반응은.
“식당에서 내놓는 와인 가격은 약 30%, 테이크아웃 와인 가격은 40% 정도 내렸다. 우선 호텔의 마진을 상당부분 포기했고 일부는 대량구매를 통해 구입가격을 크게 내릴 수 있었다. 또 15% 정도는 호텔에서 수입상을 거치지 않고 해외 현지 와인을 직구매한 덕분에 판매가격을 내릴 수 있었다.”
와인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린 이유는.
“저층 로비 식당을 대규모로 리노베이션한 이유와도 일치한다.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해서다. 기존의 나이 지긋하신 고객 외에 젊은층 고객 확대를 위해 와인 가격을 크게 낮추었고 또 반응도 좋아 와인 가격 인하 추세는 계속할 방침이다.”
어린이날 저층 로비 3개 식당을 하루 동안 ‘오픈 형태(고객이 식당을 돌아가며 이용)’로 운영했는데.
“사실 처음에는 논란이 많았다. 식당들이 인접해 있다고 해도 홍연의 구석 좌석에서 아리아 식당의 맨 끝 자리까지는 꽤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이용객의 불편, 불만도 예상했었다. 그러나 의외로 반응이 뜨거웠다. 지금껏 다른 호텔에서도 이런 이벤트가 없어 고객들이 신기해했고 특히 어린이들의 동선(動線)이 크게 넓어져 반응이 좋았다. 그만큼 우리 호텔 식당 고객층이 젊어진 덕분이다.”
이런 행사를 앞으로도 자주 할 계획인가.
“그렇다. 올 여름에도 두어 차례, 겨울 크리스마스 때도 저층 로비 식당을 ‘오픈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다. 내년 5월에는 ‘가족 주간’ 행사로 일주일 계속해서 오픈 운영할 생각도 있다.”
아리아, 홍연 등 개별 식당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장기 전략은.
“사람들이 식사 장소를 정할 때 조선, 롯데 같은 호텔을 먼저 정하는 게 아니라 ‘조선호텔 뷔페식당 아리아’ 식으로 식당을 우선적으로 얘기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다시 말해 호텔 테두리 내에서 호텔을 찾아오는 손님을 수동적으로 맞는 데 만족하지 않고 레스토랑 개별 브랜드 자체만으로 손님을 끌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종국적으로는 아리아가 호텔 밖으로 나가 로열티를 받고 ‘프랜차이즈’ 형태로도 운영될 수 있을 정도로 개별 식당들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게 우리의 목표다.”
/ 박순욱 차장대우 sw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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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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