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19, 2009

2009 시사 총정리 ⑥ <4월 20일~5월 2일>







[중앙일보 노승옥] 10여 년 전 언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가장 고민되는 과목은 상식이었습니다. 출제 범위가 워낙 방대했기 때문이죠. 상식에 대비하기 위해 3~4명이 각자 자기가 보는 신문에서 중요한 단어를 스크랩한 뒤 서로 바꿔 가며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매일같이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꼼꼼히 읽는 일은 공부라기보다는 '노동'에 가깝더군요. 그 당시에는 '뉴스 클립'이 없었으니까요. 이제는 그런 수고를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각종 시험에 도움이 되는 시사용어들을 추리고 추려 여러분께 배달하겠습니다. 수험생이 아닌 분들에게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간추려 전해 주는 '신문 요약본' 노릇을 할 것입니다. 시사 총정리는 신문을 더욱 재미있게 읽고 시대 변화를 훨씬 쉽게 따라잡게 해 드릴 것입니다.

노승옥 기자

정치·국제

핵우산


핵무기를 가진 국가에 의해 한 나라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 1953년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실질적으로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4월 22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이 2012년 한국으로 전환된 뒤에도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우산 공약은 확고히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적으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4월 24일, 2006년 북한의 1차 지하 핵실험 감행 사실을 상기하면서 “미국이 압박할수록 조선은 핵 보유국으로서 지위를 더욱 확고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보도해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을 시사했다. <4월 23일자 13면>

특수활동비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 등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수령자 서명만 있으면 어떻게 썼는지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도 특수활동비는 부처별 총액으로만 편성하고 세부 명세를 비밀로 한다. 올해 정부의 특수활동비는 지난해보다 115억원 늘어난 8624억원이다. 국정원(4860억원)과 경찰청(1269억원)의 비중이 크다. 청와대의 올해 특수활동비는 221억원이다.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의 특수활동비가 도마에 올랐다.

폐연료봉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된 연료봉. 폐연료봉에는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플루토늄 239가 들어 있다. 북한이 영변 5㎿ 원자로에 한꺼번에 들어가는 8000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폭탄 1개분에 해당하는 7㎏ 안팎의 플루토늄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4월 2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폐연료봉들을 재처리하는 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늘어날수록 핵폭탄 추가 제조 가능성은 더 커지기 때문에 예고된 일이긴 하지만 북한이 실제 행동으로 재처리에 착수한 것은 한반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

동맹국이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자국이 공격받은 것과 동일하게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유엔은 모든 국가에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하고 있으나 그동안 일본 정부는 '전력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을 명기한 헌법 9조를 들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해석해 왔다. 그러나 일본의 우파 정치인들은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할 경우 일본의 군사활동 범위가 대폭 확대되고, 동북아 안보 질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아소 다로(사진) 일본 총리는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빌미로 집단적 자위권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루스키 미르

러시아어 보급과 교육, 문화 확산 사업을 통해 러시아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프로젝트. 루스키 미르는 '러시아 세계(또는 평화)'란 뜻으로 2007년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된 비영리 재단의 이름이다. 연간 사업비는 2000만 달러 규모다. 해외에 러시아어와 문화를 전파해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설립됐다. 재단은 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 등 옛소련 국가와 미국·일본·벨기에 등에 21개의 '러시아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4월 27일에는 한국 서울대와 고려대에도 센터를 개설했다.

문화·스포츠

독립영화


자본이나 배급망에서 '독립'된 영화. 영어로 인디펜던트(independent:독립된) 영화로 불리며 이를 줄여 인디(indie) 영화라고도 한다. 창작자의 의도가 일반 상업영화보다 잘 드러난다. 한 시간 이내의 단편영화가 대부분이며 소수의 관객과 별도의 배급망을 가지는 게 일반적이다. 올 들어 한국 영화계에는 독립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90만 명이 본 '워낭소리'에 이어 '똥파리'가 개봉 8일 만에 5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2만 명을 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나흘. '워낭소리'가 2주 걸린 데 비하면 엄청난 속도다. '똥파리'는 양익준 감독이 자신이 살던 전셋집 보증금까지 보태 마련한 2억5000만원으로 제작한 저예산 영화다.



서스펜디드 게임(Suspended Game)

시간 제한 등의 이유로 야구경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을 경우 경기를 일시 정지한 뒤 후일에 속행하는 것을 말한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은 ▶법률이나 리그 규약에 따른 시간 제한 ▶조명시설 또는 홈팀 경기장의 기계장치 고장 ▶어두워졌는데도 법률에 따라 조명 사용이 허가되지 않을 경우 ▶날씨 때문에 이닝 도중 콜드게임이 선고된 상황에서 원정팀이 1점 이상 득점해 동점을 만들고 홈팀이 득점하지 못했거나, 원정팀이 득점해 리드를 하고 홈팀이 다시 역전시키거나 동점을 만들지 못했을 때 등이다. 4월 27일 대통령배 고교야구 대회에서 전날 시간 제한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던 청주고-배명고 경기에서 청주고가 13분 만에 3-1 승리를 확정 지었다.

김사량

본명은 시창(時昌). 1914년 평양에서 태어나 6·25전쟁 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월북 작가다. 평양고보를 거쳐 일본 도쿄대 독문학과를 졸업했다. 일본에 머물던 1934년 고향과 조선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소설 『토성랑』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해방 뒤에는 평양에서 활동했다. 『태백산맥』 『낙조』 등이 대표작. 제국주의 일본에서 일본어로 작품을 써야 했던 분열된 내면의 조선인, 해방된 남북한 어디에서도 전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던 비운의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조선인의 항일 투쟁을 소재로 쓴 장막 희곡 『호접(胡蝶·나비)』이 60년 만에 발굴됐다. 그동안 '호접'은 1945년 말 해방공간 서울에서 공연된 기록만 전해질 뿐 남북한 작품집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었다.

하비브 하우스

주한 미국대사관저. 1971~74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필립 하비브(Philip Habib)가 재임 중 지어 '하비브 하우스'로 불린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담은 건축물로 평가된다. 당시 미국은 서구 스타일의 관저를 짓자고 제안했지만 하비브 대사의 꾸준한 설득 끝에 결국 한국식으로 건립하게 됐다. 덕수궁 뒤라는 지리적 위치와 한·미 관계 등도 고려됐다. 시원하게 서까래를 드러낸 기와지붕을 올렸지만 일반 한옥보다 천장이 높다. 서양식 생활에 맞게 절충한 형태다. 4월 29일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관저 구석구석에 배치한 미술품을 언론에 공개했다.

경제

혼류 생산


자동차 생산라인 한 개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방식으로 일본 도요타가 처음 고안했다. 주문 상황에 따라 특정 차종의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아진다. 현대자동차 체코 공장에서는 올 11월부터 기아차의 소형 다목적자동차(MPV) 'YN'을 현대차 i30과 혼류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 해외 공장에서 기아차를 혼류 생산하는 것은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노조에서 추가 작업자를 요구하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해외에서는 가능하다. 혼류 생산은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위기 타개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머니(Smart money)

시장 상황에 따라 재빠르게 고수익 아이템을 따라다니는 뭉칫돈을 금융시장에서 부르는 말이다. 월가에서 쓰던 말로, 돈이 될 수 있는 대상을 가려내 한 발 앞선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똑똑한 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금융시장에 대한 판단력과 정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동안은 주로 MMF로 대표되는 단기상품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엔 주식이나 회사채, 고금리 예금, 부동산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인 고객예탁금은 4월 20일 현재 15조4900억원이며 증가 추세에 있다.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

(EAP: Employee Assistance Program)


근로자의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인적 고충을 해결할 수 있도록 회사가 상담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가계부채·가정불화 등으로 업무에 지장을 받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개인적인 문제들이 공금 횡령이나 뇌물 수수 같은 대형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이 EAP를 잇따라 도입하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EAP는 삼성전자가 2001년 국내 기업 최초로 도입했으며 경기 침체가 시작된 지난해까지 410여 개 기업이 도입했다.

LED=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의 약자

양과 음의 성질을 가진 두 화합물에 전류를 흘려 보내면 빛이 발생하는 반도체다. 전력 소모가 적고 반영구적이어서 '미래의 빛' 또는 '빛의 혁명'이라고 불린다. TV부터 갈치잡이 배에까지 그 용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 100년 넘게 인류의 인공 빛을 대표해 온 백열등·형광등의 시대는 저물고 LED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LED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재료가 환경친화적이라는 것이다. 전력 소모가 백열등의 6분의 1에 불과하고 수명은 5~10배에 이른다. 유해물질도 없어 가로등·전광판·영상조명과 자동차 실내등은 물론 어업이나 식물재배용 발광원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사회



CGO(Chief Green Office)


최고환경책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정보책임자(CIO) 등과 함께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21세기 기업 경영의 화두가 '환경'이 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화석에너지 사용량 감축, 신재생에너지 발굴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본지는 지난해 'Save Earth, Save Us' 캠페인에 이어 올해는 '지구를 위한 서약' 캠페인을 펼친다. 이에 발맞춰 지구를 위한 서약을 이끌어 갈 CGO로 이규연 사회에디터를 겸임 발령했다. CGO는 환경헌장 제정, 중앙일보 전 매체의 환경 기획 강화, 연도별 온실가스 감축 계획 마련과 실천 점검 등을 맡게 된다.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전화 사기의 한 수법이다. 범행 대상자에게 전화를 건 뒤 법원·우체국·경찰 등을 사칭해 출석 요구, 세금 환급 등을 빌미로 송금을 요구하거나 개인정보를 빼내는 것을 말한다. 2006년 첫 신고 이후 지난달까지 모두 1만6030명이 1621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봤다. 계좌 안전 조치, 수사 목적 등의 이유로 현금지급기로 유인하면 100% 보이스피싱이다. “카드를 주웠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고를 받았다”는 식의 연락은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만약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되면 이체한 은행에 즉시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범인도 잡고 뺏긴 돈도 찾을 수 있다.

참고인 중지

혐의가 짙지만 참고인과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수사 대상자를 일단 입건한 뒤 참고인 진술 확보 때까지 수사를 중지하는 제도.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 사건과 관련해 9명이 접대 강요나 강제추행,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이 중 5명에 대해선 참고인 중지 결정을 했다. 일본에 체류 중인 장씨 소속사 대표 김성훈씨가 귀국해 그의 신병이 확보된 뒤 이들 5명의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참고인 중지가 된 5명은 장씨와 3회 이상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비해 내사 중지는 수사 전 단계인 내사를 하다가 참고인 등의 소재 불명으로 계속 진행할 수 없을 경우 내사를 중지하는 것을 말한다.

엑스터시·케타민

엑스터시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메틸렌디옥시 메스암페타민이 들어간 환각제로 과다 복용하면 근육 경련과 의식불명을 일으킨다. 동물마취제로 사용되는 케타민은 환각 효과가 엑스터시보다 강해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규제되고 있다. 드라마 '궁'에 출연한 유명 탤런트 주지훈(27)씨는 지난해 3월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패션모델 예학영(26)씨 등과 함께 마약 성분의 환각제 엑스터시와 케타민을 두 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도주 우려가 적다”며 주씨를 마약류 투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멘토링(mentoring)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지도와 조언을 통해 실력과 잠재력을 키워 주는 것을 말한다. 조언자를 멘토(mentor), 조언을 받는 사람을 멘티(mentee)라고 한다. 멘토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용어로 '가르침을 주는 훌륭한 선생'을 의미한다. 최근 대학생들의 무료 멘토링으로 꿈을 키우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 사범대는 지난해 SAM(SNU Active Mentoring)을 시작해 멘티 학생들의 학업 성적과 사회성이 크게 좋아졌다고 밝혔다. 멘토링을 받은 초·중학생 2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영·수 평균 10점 가까이 올랐고 대인관계 능력, 자제력 같은 인성도 고르게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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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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