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 해마다 30% 사라져 '용의자'는 휴대폰 전자파?
지난 1962년 생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레이첼 카슨은 저서 '침묵의 봄'에서 농약 남용으로 봄이 와도 새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를 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사라진 것은 새 소리가 아니라 꿀벌의 날갯소리다.
200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처음으로 꿀벌들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보고가 나온 후 이듬해부터 미국과 유럽, 대만, 호주 등지에서 양봉업자들이 키우던 벌통에서 꿀벌이 4마리 중 한 마리꼴로 종적을 감추기 시작했다. 이른바 꿀벌 '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다. 미국에선 매년 꿀벌의 30% 정도가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꿀벌은 국제환경단체인 어스워치(Earth Watch)가 플랑크톤·박쥐·곰팡이·영장류와 함께 대체 불가능한 생물 5종으로 꼽을 만큼 생태계에 소중한 존재다. 꿀벌은 꿀을 찾아 이 꽃 저 꽃을 옮겨 다니며 자연스럽게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전달한다. 꽃가루받이가 이뤄지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지구상 식물의 절반 이상, 농작물 대부분은 꽃가루받이를 꿀벌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꿀벌 부족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미국 사과 농장에서는 꽃가루받이를 위해 매년 꿀벌 군집 하나당 35~45달러를 지불해왔는데 지난해엔 꿀벌 감소로 65달러로 치솟았다. 일본에선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꽃가루받이를 하게 되면 100㎡당 생산단가가 200~1000엔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아직 꿀벌 실종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꿀벌은 병에 걸리면 동료에게 병을 옮기지 않기 위해 벌통을 떠난다. 떠날 힘도 없으면 병정 꿀벌이 물어다 밖으로 내다버린다. 최근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와 기생충, 농약, 기상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일부 과학자들은 미국에서 3G 휴대폰이 보급된 시기가 꿀벌 실종 시기와 겹친다며 휴대폰 전자파를 의심하고 있다. 이전에 없던 주파수가 꿀벌이 길을 잃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국내에선 아직 피해가 없다. 국립농업과학원 이명렬 박사는 "농약 피해를 본 사례는 있지만 광범위한 군집붕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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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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