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12, 2009

롤스턴 "지구시민으로서 책임감 가져야"







템플턴상 수상자 제주대서 강연

(제주=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제가 근무하는 콜로라도 주립대학은 컴퓨터 실력과 함께 환경의식도 갖춰야만 졸업할 수 있습니다.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연구하고 비판하는 만큼 미국에도 변화가 올 겁니다."

'환경윤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템플턴상 수상자이기도 한 홈즈 롤스턴 3세(Holmes Rolston Ⅲ.77) 교수는 12일 제주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부시 행정부는 교토의정서를 무시했지만, 정권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연방정부와 상관없이 자체적인 녹색정책을 추진하는 주가 13-16곳에 이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롤스턴 교수는 "미국 콜로라도 강은 여러 개의 댐과 저수지를 만들어 강의 흐름을 변화시킨 가상의 강(vitual river)"이라며 "옐로 스톤과 록키 산맥, 한국, 한라산도 인간에 의해 조종된 가상의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자"고 운을 뗐다.

그는 "지구온난화 등 자연의 종말을 알리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이 자국을 1순위에 놓고 다른 국가들은 2차 관심대상인 것처럼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역시 경제가 방해받지 않을 만큼 환경에 신경쓰는 수준을 넘지 못하는 인간 위주의 가치관"이라고 지적했다.

롤스톤 교수는 자신이 주창한 '지구 윤리(Earth Ethics)'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하며 혜택에서 소외되고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계층에 대해 배려하는 것처럼 지구에 체류하는 시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가져야 한다"며 최근 떠오르고 있는 생태관광(Eco-tourism)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많은 나라를 둘러봤지만 한국 방문은 처음이라는 롤스톤 교수는 "진달래가 만발한 한라산 윗세오름이 마치 고향에 있는 산을 생각나게 했고, 한국 토종 구상나무와 현무암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다양한 기후대의 식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한라산을 비롯한 제주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보존하는 것이 곧 관광객을 모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라산 케이블카 문제에 대해 "제주에 온 지 얼마되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국립공원에 스키 리프트나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한라산은 세계자연유산인 만큼 변화를 요구하는 쪽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충분히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인의 철학적 과제를 인간 대 자연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책상 앞에 앉는 대신 숲과 자연을 스승 삼아 '야생 자연으로 뛰쳐나간 철학자'라고 평가받는 롤스톤 교수는 과학과 종교의 이해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종교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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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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